티스토리 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는 지난 수십년 간 명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실업률이 높아져야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거의 하나의 법칙(?) 이었죠.

 

그래서 2022년 인플레이션이 솟구칠 때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려 실업률을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려고 했습니다.

따라서 시장참여자들은 당시 경기침체를 대비했었죠.(실업률이 치솟을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현재 실업률은 현재 조금 높아지긴 했지만(최대 4.1%) 경기침체와는 먼 수준이고,

그에 비해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낮아졌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코앞으로 다가왔죠.
미국 경제는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 라는 분야에서 하나의 '법칙'으로 받아들여지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관계가

(파월의장님도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듯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경제적 '법칙' 이란 것에 대한 고찰,

더 나아가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인간의 사고방식
다소 원론적이지만 인간의 사고방식에서부터 접근하고자 합니다.
인간은 반복적인 현상을 목격했을 때 어떤 '법칙' 미스무리한걸 만드는것을 선호합니다.
머릿속에서 이건 이거, 저건 저거 식으로 카테고리화하고 분류해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더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연히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반비례한다는것은 신이 정해준게 아닙니다.
현재의 사회와 경제라는 틀 안에서, 특정 기간동안 잘 작동하면 인간은 그것을 경제적 '법칙' 으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그 법칙이 애초에 작동했던 이유가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지는게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이치를 이렇게 큰 틀에서, 풀어서 생각하면 받아들이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1인칭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는 다릅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틀리니까 당황하고, 감정적으로 동요하기에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하게됩니다.
시간이 충분히 지나고 당시를 돌이켜보면 비이성적 행동이었다는걸 알 수 있지만, 보통은 그러한 복기를 하지 않기에 같은 과거를 반복합니다.

 

 

 

2021, 2022년의 상황

다시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반비례 관계로 돌아오겠습니다.

2021, 2022년 상당히 높았던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을 생각해보면
-코로나이후 미국 정부의 엄청난 재정확대, (기준금리를 원래도 올려야하는 상황에서의) 미 연준의 엄청난 통화완화
-코로나가 시작한 공급망 문제로 인한 원자재, 에너지 가격 상승. 그것에 불을 붙인 러우전쟁.
이 둘 외 이유를 생각하는게 크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이 둘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컸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반비례 법칙의 탄생배경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반비례한다는 법칙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때까지 실업률을 올리면 인플레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반대로 생각해봅시다.

실업률을 올려서 인플레가 떨어졌다는건 그 인플레의 원인이 경기과열과 소비자수요의 증가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경제가 호황이기에 기업들은 과거를 망각하고 부채비율을 높이고, 개인들은 장기간 자산가격이 올랐으니 대출을 늘리고 소비를 늘립니다.

공급이 충분히 탄력적이었다면 이 이유로 인해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이 이유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했다는 것은 역으로 공급이 충분히 탄력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가진 생산성에 비해 사람들이 과도하게 대출받고 소비했다는 것이죠.

 

즉 생산성에 비해 높은 대출과 소비의 모멘텀, 즉 인간행태 중 탐욕이 해당 인플레이션의 근본 이유인 것입니다.

때문에 실업률을 높이고 경기를 침체로 만들어 탐욕을 공포로 바꾸어야 사람들이 현실을 깨닫고 소비를 줄입니다.

비로소 인플레이션이 잡히게 됩니다.

 

 

2021, 2022년 인플레이션과의 차이

하지만 이번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탐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코로나로 인한 대규모의 확장적 재정 및 완화적 통화정책, 그리고 공급망이라는 외부적인 요소들에서 기인한 바가 큽니다.

 

탐욕과는 연관이 적은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에 실업률을 높일 필요가 상대적으로 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금리를 빠르게 올려서 코로나때 확장, 완화 한 부분들만 어느정도 되돌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망이 재편되니 인플레는 당연히 상당부분 잡히게 됩니다.


만약 여기서 인플레를 진짜 딱 2%, 혹은 1% 때 중후반으로 내리려고 한다면 추가적으로 사람들의 공포를 이용해야하니 실업률을 경기침체 수준으로 높여야겠지요.

이렇게한다면 사람들의 탐욕과 공포를 이용하는 것이니 다시금 실업률과 인플레가 반비례하는 구간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황을 이야기로 풀면 받아들이기가 쉽습니다.

물론 이걸 정량적으로 바꾸어 실질적인 행동을 하는 건 좀 다른 이야기이고, 보통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정성적으로 배경을 이해하면 올바른 방향 내에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황을 다 떼어먹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반비례 법칙이 깨졌다' 이렇게 생각해버리면..

뭐 아주 틀렸다고 말할 순 없지만 '주입식 교육적 사고'(?)라서 현실에서 응용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사고해야하는가?

이상 : 원인 -> 결과

현실 : 원인 -> 요소1 -> 요소2 -> 요소3  -> ... -> 결과

 

'원인' 과 '결과'.

각 단어가 가진 느낌 때문에 우리는 흔히 원인->결과 로서의 단순한, 이상적인 형태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세계에는 그 원인과 결과 사이에 수많은 요소들이 포진해있기 마련이고, 이 수많은 요소 중 하나만 충족되지 않아도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기존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반비례 관계에 대한 인식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원인1(금리인상) -> 결과1(실업률 상승)

결과1이자 원인2(실업률 상승) -> 결과2(인플레이션 감소)

 

하지만 실상은 아래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물론 이보다 복잡할 수 있고, 선형적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원인1(금리인상) -> 요소1(개인과 기업이 대출을 줄임) -> 요소2(개인의 수요가 줄면서 기업도 생산과 투자를 줄임) -> 요소3(기업은 대규모 해고를 감행함) -> 결과1 or 원인2(실업률 상승)

-> 요소4(줄어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시간차를 두고 줄어듦, 재고 등 때문에) -> 결과2(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니 물가가 떨어짐 = 인플레이션 감소)

 

이 여러 요소들 중 하나라도 충족이 안되면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원인1인 금리를 인상했다고 칩시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럼에도 요소 1인 대출 감소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개인이 여유가 많고, 기업들이 돈을 잘 벌고 있으면 대출 까잇거 뭐 더 받을수도 있는거죠.

그래서 연준은 '대출이 감소할 만큼' 금리인상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준은 신이 아니죠? 연준이 계산을 잘못하면 요소1에서부터 어긋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현실성은 적긴 합니다;;ㅎ)

 

이처럼 모든 요소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2022, 2023년 에서 발생한 일은 요소2 가 기존 인식처럼 되지 않은 것입니다.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려서 개인과 기업의 대출이 줄었지만, 개인의 수요도 줄지 않았고 기업들은 돈을 잘 벌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이유가 명확한데, 미국 이민자들의 소비자 수요 충당, 코로나 시기때의 높은 저축률과 보복소비심리, AI라는 대규모 신사업 태동이 이유였죠.

 


 

어찌되었든 포인트는 원인-> 결과 와 같은 단순한 교과서적 사고로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설명해주기 전까지)

당연히 시장참여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듭니다.

(누군가가 설명해주는 시점에는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결론

다소 간단한 결론입니다만, 그래서 경제에서 원인결과를 논할 때 또는 어떤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려고 할 때는

이 수많은 비선형적 '요소'들이 맞아들어가는지를 항상 생각해야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편한대로, 하던대로 교과서적으로만 생각하면 항상 개미일 수 밖에 없습니다.

눈치빠른 헤지펀드들이 이미 차익실현하고 나온 고점에 매수하거나,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바닥에서 매도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